두 교회 갈등 속, 예배당으로 못쓴다

두 교회 갈등 속 “양화진 선교기념관, 예배당으로 못쓴다”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지 내 한국기독교백주년선교기념관(이하 선교기념관)을 예배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갈등을 빚어 온 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 목사)와 유니온교회(프린스 목사)가 결국 둘 다 선교기념관에서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됐다.

예배시간 문제로 불거진 두 교회의 갈등이 양화진 선교사묘역의 관할구청인 마포구청에까지 알려지면서 ‘선교기념관의 용도가 예배당이 될 수 없다’는 엉뚱한 결론이 난 것이다.




“선교기념관은 공원관리 목적으로 허가됐다”

100주년기념교회와 유니온교회의 갈등은 지난 4월 100주년기념교회 측이 그동안 선교기념관에서 주일예배를 드려오던 유니온교회에 8월 5일부터 예배시간을 기존의 오전 9시30분에서 오후 4시30분으로 옮기라는 통보를 보냄으로써 불거졌다. 100주년기념교회가 8월부터 주일예배 시간을 오전 9시로 변경했기 때문이었다.

100주년기념교회는 통보한 내용대로 지난 5일 9시에 선교기념관 본당에 모여 주일예배를 드렸고, 유니온교회 교인들은 같은 시간에 예배당 입구 앞에 모여 예배를 드리게 되면서 두 교회간의 갈등이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지난 7일 마포구청이 “당초 선교기념관의 용도는 관리사무실이기 때문에 8월 20일까지 처음 건축 허가된 내용대로 공원관리사무실 용도로 전환할 것”을 명령하면서 일단락 됐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선교기념관은 관리사무실의 용도로 건축을 허락했기 때문에 그동안 행정기관의 묵인 하에 예배당으로 사용됐다고 해서 (용도의 무단변경이)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교회, 새로운 처소에서 예배 드려야만 해

기존의 예배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될 수 없게 됨에 따라 두 교회는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100주년기념교회는 지난 26일 양화진 공원 밖에 있는 교육관에서 예배를 드렸다. 당분간은 교육관에서 예배를 드리고, 교육관 옆으로 건물을 건축할 계획이기 때문에 100주년기념교회의 상황은 유니온교회보다 나은 편이다.


                        


반면, 유니온교회는 졸지에 사정이 딱하게 됐다. 지난 1885년 설립됐지만 현재 교인이 많지 않은데다, 양화진 선교사묘역에 선교기념관이 완공된 지난 1985년 이후 20여년간 예배드리던 공간이 없어지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유니온교회는 지난 26일 서울외국인학교에서 예배를 드렸으며, 연세대학교의 모처 등을 예배 처소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잠재적 문제 해결에 교계 관심 모아져

이처럼 두 교회의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둘 다 예배당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잠재적으로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갈등은 지난 2005년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지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아 설립된 100주년기념교회와, 그동안 선교기념관을 사용해 온 유니온교회를 놓고 ‘양화진선교사묘지의 관리주체는 누구인가’라는 주도권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100주년기념교회는 교회 홈페이지에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관리 책임에 대한 100주년기념교회의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그 동안 유니온교회는 대한민국의 법을 무시하고 살아있는 사람에게 불법적으로 묘를 팔 정도로 이곳을 좌지우지 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유니온교회 측은 100주년기념교회가 이곳의 관리주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유니온교회를 내쫓으려 한다는 거짓모함을 했다”며 “누가 이곳의 주인이고 객인지 서로의 자리와 질서를 분명히 하기 위해 유니온교회에 예배시간 변경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교계의 한 관계자는 “양화진 땅은 당초 고종이 헤론 선교사에게 하사한 것인데, 우리나라 법률상 외국인은 등기권이 없기 때문에 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에 사용권을 넘긴 것”이라며 “유니온교회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고 여러모로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예장통합에서는 이번 갈등에 대해 ‘총회가 나서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증경총회장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교계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00주년기념교회 VS 서울 유니온교회

같은 곳을 예배 장소로 사용하는 두 교회는 연혁이나 구성원, 현재의 교세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 목사)는 지난 2005년 양화진을 제대로 관리하고 지키기 위해 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에서 창립을 결의하고 이재철 목사를 청빙했다.

100주년기념교회는 당초 설립할 때의 예상과는 달리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교인 수 5백여 명으로 출발해 그해 12월 9백명을 넘어섰고, 현재는 2천명 정도가 모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유니온교회(프린스 목사)는 정확한 연혁은 알 수 없지만 약 1백년 전 선교사들과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출발한 교회로, 선교기념관에서 예배드리기 전까지는 독자적인 예배당 없이 태화관과 시내 호텔들을 전전하며 예배를 드려왔다고 한다. 최근 주일예배에는 외국인 및 한국인 20~30명 정도가 모이고 있다.

이동희기자,dong423@newsmission.com(뉴스미션)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08.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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