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3년 10월 27일/세르베투스의 화형

 

종교개혁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1553년 10월 27일 혈액순환을 발견한 탁월한 의학자이며, 신학과 철학에 있어서도 뛰어난 식견을 가진 스페인의 세르베투스(Servetus, 1511-1553)가 화형 당했다.

세르베투스는 1531년 삼위일체론을 논한 [삼위일체 오류]라는 책에서 니케아의 삼위일체론, 칼케톤의 기독론, 그리고 유아세례는 부패의 원인이라며 종교개혁자들이 소중하게 견지하고 있던 정통적인 삼위일체론 전체를 반대하고 나섰다. 그는 1553년에 [기독교의 회복]이라는 저술을 통해 전통적인 삼위일체론을 거부하고 예수 그리스도는 완전한 하나님이 아니라 로고스, 영혼, 육체 세 가지 요소를 가진 분으로 이해했다.

소위 두 권의 이단서를 출판한 후 세르베투스는 신분을 감추기 위해 빌렌뉴브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고, 의학을 공부한 후 프랑스 비엔나에서 병원을 개업하며 은폐하다가 칼빈의 친구 길라우메 트리(Guillaume Trie)를 통해 리용에 알려지게 됐다.

칼빈은 세르베투스에게 입장을 철회할 것을 권고했으나 그는 오히려 칼빈의 추방을 제의했다. 칼빈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문제의 지적, 충분한 자료의 확보, 세르베투스의 이단성에 대한 일치된 견해를 접한 시의회는 그의 처형을 결정하고 1533년 10월 27일 화형을 집행했다. 후대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처럼 칼빈이 직접 그의 처형을 결정하고 집행한 것은 아니다. 당시 멜랑히톤을 비롯하여 다수의 종교개혁자들은 그것이 [정당한 판결]이었다고 이해했다.

박용규 교수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10.0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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