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대부흥운동 전야의 영적 각성 움직임


1906년 10월에 들어서면서 부흥운동을 사모하는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실제로 강력한 부흥운동의 역사가 나타났다. 그 대표적인 예가 남장로교 프레스톤 선교구 목포에서 남감리교 선교사 저다인(J. L. Gerdine)에 의해 일어난 목포부흥운동이었다. 하디와 함께 활동하며“성령의 뚜렷한 지도력을 갖춘”저다인이 “목포에 내려와 일주일 동안 하루에 두 차례씩 설교하게 된 것이다.” 남감리교 개척 선교사 리드(Reid)로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국선교를 결심한 저다인은 원산부흥운동의 주역 하디와 함께 사역하면서 기왕의 웨슬리안(Wesleyan) 구령의 열정이 그의 가슴에 더욱 불타오르고 있었다. 직설적이고 단순하면서 설득력 있게 복음을 전하는 저다인의 설교는 숨겨진 죄악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는 성령 충만한 사람이었고, 그의 설교에는 성령의 현시와 능력이 나타났다. 성령께서 그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취하시고 의를 논증해 내서는 절제, 죄성의 심판, 죄사함의 필요성, 죽음 같은 정적이 모두에게 임하였으며, 그리고 그것은 마치 하나님의 말씀이 외과용 수술칼처럼 사람의 심령을 깊이 쪼개어 은밀한 죄악들과 영혼의 숨겨진 암세포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는 그것들을 도려내는 것과 같았다. 그런 후 죄의 고백이 수십 명의 괴로워하는 영혼들에게 임해 힘 있는 남자들도 마치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그런 후 구세주의 간절한 사랑이 임하자 중생, 회개, 믿음, 정화(consecration), 섬김의 능력,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기쁨이 치유의 향유처럼 부어졌다. 새 생명과 새 빛으로 얼굴이 빛나고 교회에는 승리의 찬송가가 울려 퍼지며 사람들은 받은 은혜-죄의 용서, 무관심의 치료, 이기심의 극복, 성령세례-를 간증하기 위해 자기 순서를 간절히 기다리면서 진지하게 서 있었다.


비약인지 모르지만 그날의 저다인의 메시지는 오순절 수많은 영혼들에게 회개하고 돌아설 것을 촉구했던 베드로의 설교와 같이 놀라운 영적 감화력이 있었다.“처음부터 끝까지 회중 가운데 쏟아 부어진 기도의 영, 중보의 영, 고백의 영은 놀라웠다. 부흥회가 시작되기 전 4일 동안 150명이 모여 기도했고, 집회 동안에 몇몇 사람들이 통성으로 일시에 기도하기 시작하여 말씀 전파가 시작되는 신호가 있을 때까지 기도가 계속된 것은 전혀 신기한 일이 아니었다.”


부흥회를 인도하는 인도자의 놀라운 성령의 체험, 성령의 충만함, 성령의 역사를 사모하는 회중,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준비기도가 한데 어우러져 놀라운 영적 각성으로 나타난 것이다.“그 집회의 목적은 직접적으로 외부 사람들에게로 찾아가는 것이라기보다 그리스도인들을 일깨워 각성하게 하는 데 있었으며, 감사하게도 그 목적은 상당히 달성되었다. 거의 모든 사람이 분명한 축복을 받았음을 간증했다.”자연히 목포에서 일어난 영적각성운동은 그 지역의 많은 다른 교회에 새로운 영적 각성과 갱생의 분위기를 확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저다인이 인도한 목포 부흥회의 영향력은 목포 지역을 넘어 전라남도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이 부흥회의 영향은 전라남도에서 멀고 넓게 감지될 것이다. 정결하고(cleansed), 성결하고(consecrated), 성령 충만한 그리스도인이 없이는 부흥운동이 있을 수 없으며, 우리는 이번 부흥회에서 그와 같은 많은 결실들이 있었다고 믿는다. 목포에서 일어난 이 부흥운동이 우리의 선교지 전체를 휩쓸어, 이 나라의 다른 지역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영혼의 놀라운 수확의 얼마를 거둘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


목포에서의 영적 각성은 앞으로 이 나라에 더 크고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임할 것임을 예표해 주는 사건이었다. 목포에서 남감리교 선교사 저다인을 통해 놀라운 영적 각성을 체험한 프레스톤은 영적 각성 없이는 진정한 부흥운동이 이 나라에 임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원산부흥운동의 주역 하디의 철학이었고, 또 원산에서 이미 놀라운 영적각성운동을 체험한 저다인의 철학이기도 했다.

 

바로 그 해 가을, 저다인이 목포까지 가서 부흥운동을 전개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을 예비하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도 은둔의 섬으로 머물러 있는 복음의 불모지, 탐라도 제주에도 목포 교회를 통해 선교의 횃불을 높이 드시려는 깊으신 섭리였다.


또한 그것은 성령의 역사가 원산, 개성, 서울, 평양, 선천 등 중부 이북 지역을 넘어 한반도 땅 끝까지 널리 확산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견해 주는 섭리적인 사건이었다. 따라서 목포 지역에서 저다인을 부흥회 강사로 초청할 수 있었던 것은 프레스톤의 말대로 특권이었지만, 그것은 저다인 자신에게도 영광이었다. 저다인이 목포에까지 가서 영적 각성을 촉구했던 것은 이 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였다. 목포 지역에서의 영적 각성은 다른 지역에서도 그와 같은 은혜가 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또한 이를 위해 계속해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1906년 8월 하디의 인도로 진행된 평양선교사 사경회를 통해 부흥운동의 기운이 평양으로 확산되었고, 이어 그 해 가을 남감리교 선교사 저다인에 의해 남장로교 프레스톤(Preston)의 선교지 삼남지방 목포에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결국 하디가 한국부흥운동의 직접적인 불씨가 된 셈이다.

역사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목포에서 성령의 역사가 나타났던 것과 거의 같은 시기인 11월 강원도 북부지역에서도“참된 부흥운동”(a genuine revival)이 일어났고, 약 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12월 12일부터 22일까지 길선주의 인도로 열린 황해도 재령의 남자 도 사경회(the Men’s Training Class)에서도 이재선(李在善) 장로가 통회하고 김익두 조사와 김원민(金元敏) 조사를 비롯 많은 교인들이 큰 영적 감화를 받았으며, 평양에서 남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진남포에서도 매우 뚜렷한 성령의 역사가 나타났다.


특히 진남포에서 열린 사경회에서는 사경회 마지막 날 밤에 목포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강하고 놀라운 성령의 임재가 있었다. 1907년 1월 18일 평양주재 스왈른 선교사는 평양대부흥운동을 보고하는 편지 가운데서 그것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였다:


진남포에서 개최된 사경회 마지막 날 밤은 그 후 여기서 우리가 목도해 왔던 평양 장대현교회의 성령의 역사보다 앞서 일어난 사건(precursor)이었다. 진남포에서 행해진, 대단히 많은 진지한 죄의 고백이 말해 주듯이 성령이 권능 가운데 현시되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는 동안 울부짖으며 고꾸라졌다. 간음, 도둑질, 시기, 그리고 많은 다른 무시무시한 죄악들이 고백되었고, 100엔에 달하는 돈이 되돌아오거나 그것을 돌려주기로 약속되었다. ……나는 결코 전에는 그 같은 것을 보지 못했다. 저녁 집회는 3시간 반이나 계속되었다. 그것은 참으로 대단한 집회였으며, 놀라운 은혜가 모든 교회로 퍼져 나갔다.


목포에서 나타난 성령의 놀라운 현시가 또다시 진남포에서 반복되면서 선교사들과 한국인들은 이 나라에 머지않아 지금까지 경험한 것보다 더 놀랍고 더 큰 영적 대각성운동이 도래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시작했다.


그 해 겨울 평양 시내 장감 선교사들은 크리스마스와 신정 사이 예전과는 달리 친목회를 지양하고“연합하여 곧 개최될 예정인 장로교인의 남자 사경회와 그 후에 개최될 감리교인의 도사경회를 위해 열심히 기도했다.”이 기도회는 매일 저녁에 열렸다. 평양주재 장로교와 감리교 선교사들은 1907년 1월 초순에 평양에서 열리는 연례 사경회 기간 중에 부흥이 일어나도록 특별한 노력을 경주하였던 것이다.


장로회 겨울 남자 사경회가 1월 2일에 시작되자 저녁기도회는 중단되었다. 그러나 기도열이 너무도 간절해 선교사들은 사경회 기간 동안 저녁기도회 대신 정오기도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 정오기도회는 1907년 1월 2일부터 15일까지 장대현교회에서 열린 평안남도 도 사경회 기간 동안에 계속해서 열렸다. 후에 그레이험 리가“우리에게 벧엘”이었다고 고백할 만큼 이 정오기도회는 평양대부흥운동을 예비하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사모하는 심령, 전적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기다리는 심령들에게 성령의 역사는 나타나게 마련이다.

  • 기자명 관리자
  • 입력 2006.07.0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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