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 신앙스토리

 

 학업중단 고비마다 ‘놀라운 희소식’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구약성경의 인물 중 야곱의 아들 요셉을 연상시킨다. 그는 끝없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함하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렸다.

애초에 그는 초등학교만 다닐 운명이었다. 어머니 채태원 집사의 행상을 도운 공로로 다행히 중학교까지 마칠 수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하자 채 집사는 “너도 중학교까지 다녔으니 이제부터 돈을 벌어 (상득)형 학비를 보태야 한다”며 고교진학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가장 미워하던 선생님이 집을 찾아왔다. 야간 상업고등학교 입학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면 공짜로 다닐 수 있다고 알려줬다. 어머니와 그에겐 희소식이었다. 그 선생님의 예상대로 이 당선자는 동지상고에 수석 합격했다. 이 당선자는 훗날 “그 때 하나님은 나쁜 인연을 가지고도 놀라운 일을 행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간증했다.

이 당선자의 어머니는 가끔씩 알 수 없는 일을 시켰다. ‘오늘은 어느 마을 부잣집에 가서 일해주고 오라’는 식이었다. 처음엔 먹을 것을 실컷 얻어먹고 오라는 줄 알고 내심 반겼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 이었다. “너는 그 집에 가서 일을 열심히 하되 일 하는 동안 물 한 모금도 얻어먹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 음식냄새가 코를 찌르고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 어머니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나중에야 알게됐지만 그것은 ‘거지 근성으로 비굴하게 굴지말고 당당하게 살라’는 훈계였다. 이전까지는 부자를 보면 주눅이 들어 고개를 숙였었는데 그 이후로 당당하게 행동했다. 2001년 미국에서 우연히 고향의 옛 친구 형제를 만났다. 그들은 예전에 남에게 얻어먹는 생활을 했는데 아직까지도 가난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 당선자는 어릴 적 어머니가 ‘무료봉사’를 하게 한 이유를 뼈저리게 느꼈다.

1960년대 초 가족이 서울로 다 올라온 후 이 당선자 어머니는 이태원 시장에서 생선좌판을 시작했다. 달동네 꼭대기에 있던 단칸방엔 누울 자리가 없었다. 동가식서가숙하며 틈틈이 공부를 해 1961년 고려대학에 합격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반기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때 입학금과 등록금을 빌려준다는 이태원 시장 측의 희소식이 왔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시장을 청소하는 조건이었다. 눈이오나 비가 오나 많을 때는 하루 8번씩 쓰레기를 리어카에 실어 반포대교 근처로 날랐다. 계약은 6개월마다 연장돼 애초 생각지도 못했던 졸업까지 하게 됐다. 그러나 학생운동 전력으로 취직이 되지 않았다. 블랙리스트에 올라 은행 입사시험에 번번이 낙방했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건설에 들어갔다. 이 당선자가 입사할 당시 현대는 막 성장가도를 향해 엑셀레이터를 밟는 시기였다. 회사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마침내 입사 12년 만인 35살에 최연소 현대그룹 사장이 됐다. 만약 정보 당국이 진로를 막지 않아 은행이나 대기업에 들어갔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요주의 인물로 찍힌 것이 되레 보약이 됐다. 당시 남들이 알아주지 않던 조그만 건설회사였던 현대그룹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이 당선자는 현대신화의 주역으로 남았다. 서울시장으로 청계천을 복원했으며 이제 그는 국가 최고경영자(CEO)로 새 역사를 쓸 채비를 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올해 초 국민에게 신년 희망 메시지로 ‘한천작우’(旱天作雨)를 띄웠다. ‘심하게 가물어서 싹이 마르면 하늘은 자연히 구름을 지어 비를 내리고, 싹은 또다시 힘차게 살아난다’는 고사성어다. 즉 ‘어지러운 세상이 계속되고 백성의 도탄이 지속되면 하늘은 백성의 뜻을 살펴 비를 내린다’는 뜻이다.

그는 이번 대선전에서 이런 말을 했다. “조급한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곧바로 달라고 기도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때에 하나님의 방식으로 응답하십니다. 그러므로 내 기도에 응답하시지 않는다고 실망하거나 먼저 떠나지 마세요.”

국민일보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12.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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