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조선예수교장로회총회 결성

1911년 9월 17일, 대구 남문교회에서 회집된 제 5회 독노회에서는 1912년 3월 이전까지 7개 대리회를 노회로 승격하여 7개 노회가 총회를 결성하기로 결정했다. 1911년 독노회에서는 장감의 선교지 분할 문제의 주도권과 책임을 선교회에서 독노회(총회)로 이첩하는 한편, 주일학교의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했다. 제 5회 독노회의 결정에 따라 전라대리회가 1911년 10월 15일에 전주 서문밖교회에서 목사 12명, 장로 21명이 모여 노회를 조직했고, 경충대리회가 12월 4일에 목사 12명, 장로 21명이 새문안교회에서 모여 노회를 조직했으며, 이어 12월 8일에 황해대리회가 봉산모동교회에서 목사 10명, 장로 34명이 모인 가운데 노회를 결성했다. 1912년 1월 28일에는 경상노회가 평양신학교에서 목사 28명, 장로 96명이 모인 가운데 결성되었고, 남평안노회가 1912년 1월 28일 “평양샹슈구밧신학교에 모혀 조직”되었고, 북평안노회가 1912년 2월 15일 신천북교회에서 목사 26명, 장로 15명이 모여 결성되었으며, 그리고 함경노회가 1912년 2월 20일 원산 상리교회에서 목사 14명, 장로 16명이 모인 가운데 조직되었다.

드디어 1912년 9월 1일, 7개 노회에서 파송한 목사 총대 96명(목사 52명, 선교사 44명), 장로 125명, 도합 221명의 총대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경창리(景昌里)에 있는 여자성경학원에서 역사적인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가 결성되었다. 독노회장 이눌서의 사회로 진행된 총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221명의 총대들은 총회장 언더우드, 부총회장 길선주, 서기 한석진, 부서기 김필수(金弼秀), 회계 방위량, 부회계 김석창(金錫昌) 목사를 각각 선출했다. 이와 같은 인선은 예측했던 결과였다. 혹자는 선교사가 총회장에 선출되었다는 것이 이미 한국장로교회가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당시 장로교 정치제도에 익숙하지 못한 국내의 교계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할 만한 완숙한 지도자가 총회장을 맡아 틀을 다지게 하고, 장차 한국교회를 대변할 만한 한국인 지도자를 부총회장에 선출해 미래 지향적인 한국교회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했을 것이다. 선교사가 총회장에 당선된 것도 선교사들이 표를 몰아주어서가 아니었다. 이것은 참석한 이들 가운데 선교사들보다도 한국인 총대들이 더 많이 참석했음에도 선교사가 총회장에 당선되었다는 사실로 알 수 있다. 평양을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만드는 일에 주역으로 쓰임 받았던 마포삼열이 1907년의 독노회장에 선출되고, 한국선교를 시작한 개척자, 한국교회에 이와 같은 놀라운 성장을 가져다 준 주인공 언더우드가 역사적인 첫 총회장으로 선출된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총회가 결성되던 1912년은 언더우드가 한국에 입국한 지 27년을 맞는 해였다. 26세에 한국에 입국했으니 이로써 그는 자신이 태어난 영국과 성장한 미국보다도 더 많은 세월을 선교지 한국에서 보낸 셈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미국 장로교회의 경우 1706년 노회가 결성되고 82년 만인 1788년에 총회가 결성되었던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한국장로교회가 노회 결성 5년 만에 총회를 조직한 것은 대단히 빠른 것이었다. 이와 같은 한국교회의 총회 결정은 양대 부흥운동으로 끝없이 성장하는 외형적인 교세를 노회 조직을 통해 총회 산하에 조직적으로 관할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깊다. 또한 총회가 조직되던 1912년은 신구약 성경 번역이 완료되어 우리의 성경을 가진 지 2년째 되던 해였다. 총회의 결성은 한국교회가 외형적인 틀만이 아니라 신앙적으로나 리더십 측면에서도 한국인에 의한 교회로 발돋움하기 위한 초석을 놓은 사건이었다. 불과 한국선교 4반세기 만에 그와 같은 제도적인 틀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인에 의한 한국교회를 염원하던 선교사들의 의지의 결과였으며, 선교사 주도의 한국교회가 이제 한국인 중심의 리더십으로 서서히 이관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

-박용규, 한국기독교회사2권중에서-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12.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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