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강화, 제물포에서의 성령의 역사


3, 4월에 접어들면서 평양에서 일어난 대부흥의 역사는 이제 주요 도시를 넘어 중 소 도시, 시골의 교회들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중부지역의 개성, 강화, 제물포는 대표적인 예였다. 남감리교 소속 크램(W. G. Cram) 선교사가 1907년 5월 코리아 미션 필드에 보고한 대로 개성에서 성령의“참된 변화”가 나타났다.“부흥의 불이 점점 더 거세게 한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동안 개성의 우리 교회도 적지 않은 축복이 임했던 것이다.”

 

크램에 의하면 1903년부터 일기 시작한 영적각성으로 개성지역의 교회들에 변화가 있었지만 1907년 봄에 나타난 성령의 역사로 각 개인의 성품과 삶의 변화가 더욱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선교사들이 일부러 그런 방향으로 유도한 것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고 옛 생활을 청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구정 초[2월 중순] 개성에서 일제히 열렸던 사경회와 부흥집회 동안에 우리는 죄를 용서받았고 성령의 능력이 임한 것에 대한 가장 명백한 증거 얼마를 경험했는데 그것을 보면서 나는 기뻤다. 나는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이 “명백한 경험 속에서” 한국인들의 심령 속에 이루어진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다. 우리는 이 부흥운동이 이와 같은 노선에서 진행되도록 밀고 나가고 있다. 하나님은 놀랍고 은혜로운 결과를 우리에게 허락하셨다.


단순한 부흥운동의 방식을 따라 죄를 고백하게 만드는 의도적인 회개가 아니라 허물과 죄로 인해 죽었던 자신들의 영혼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속으로 죄사함을 받았다는 중생과 구원의 은총을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성령이 놀라운 권능으로 친히 현시하시고, 이들 미천한 사람들의 사역을 축복하시고, 죄를 확신시키시고 중생케 하시고 전 교회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더 가깝게 살아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셨던 것이다. 선교 지역에서의 이와 같은 놀라운 역사가 여기저기에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다.


1907년 4월 6일 토요일부터 12일까지 열린 강화 사경회에서도 개성보다는 그 강도가 약하였지만 성령의 역사가 나타났다. 성령의 역사가 더욱 강하게 임한 것은 11일 저녁집회 때였다. 이날 그 현장에서 은혜의 장면을 목도한 감리교 로병션은 신학월보에“화긔만당야 깃버을 이긔지 못니 가위셩신이 강림엿다 할 만더라”고 보고했다. 1907년 북감리교 보고서에서 언급한 대로 강화 지역은 “4월에 존스 박사와 스크랜톤 박사가 인도한 사경회로 인해 교회가 엄청난 축복을 받았다.”


1907년 3월에 접어들어 강화에 이어 제물포에서도 성령이 강하게 임하셨다. 제물포에 부흥의 불을 가지고 온 사람은 평양에서 온 한국인 이은승 목사와 손정도였다. 이들은 3월 어느 날 밤 10시 제물포에 도착해 피곤을 뒤로 하고 자신들이 목도한 평양에서 나타났던 놀라운 성령의 역사, 부흥운동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평양의 소식은 그곳에 모인 이들에게 대단한 자극이 되었고, 제물포 교회 교인들은 자신들에게도 그 같은 성령의 역사가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제물포교회에서는 이은승과 손정도의 인도로 부흥집회가 열렸고, 1907년 북감리교 보고서가 증언한대로 성령께서는 이들을 통해 은혜를 사모하는 교인들의 심령 가운데 놀랍게 임하셨다:


3월에 우리는 평양에서 온 우리의 한국 형제들 중 두 명에 의해 수행된 일련의 집회에서 성령의 은혜로운 임재를 체험했다. 이 시즌은 우리의 죄성을 깊이 깨닫는 것으로 특징될 수 있을 것이다. 전 교회는 자신들이 범한 개인적인 삶의 죄악들을 너무도 깊이 통회했다. 그리하여 자비를 찾는 부르짖음으로 특징되는 진실된 회개, 달콤한 죄사함의 체험이 잇따른 공개적인 죄 고백, 그리고 우리를 참으로 거듭난 교회로 만들어 주는 하나님께 향한 삶의 복종이 이어진 한 주간이었다.


평양에서 부흥운동의 현장을 목도한 한국인에 의해 평양의 역사가 제물포에도 그대로 재연된 것이다. 성령께서 계속해서 한국인 지도자들을 도구로 사용하셨다는 것은 교회사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이제 한국인들이 교회의 영적 리더쉽을 주도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앞으로 다가올 민족적 위기를 예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한국인들에 의해 한국교회를 영적으로 새롭게 만드시려는 깊으신 섭리가 있었던 것이다. 


제물포에서의 놀라운 성령의 불길은 제물포교회 전도사 홍성하를 통해 다시 남양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제물포교회 부흥회를 통해 성령의 역사를 체험한 홍성하가 남양 지역으로 가서 사경회를 인도하면서 부흥의 불을 전해준 것이다. 그 결과 1907년 한 해 동안 남양 지역에는 신앙의 열정, 개인의 영적 변화, 놀라운 교회 성장이 나타났다.

 

                   박용규, 평양대부흥운동(서울:생명의말씀사,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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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7.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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