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연평교회’ 송중섭 목사, 교인들과 인천제이교회에서 주일예배

"연평도에 남아 교회 지키고 싶었다"
▲ 연평교회 성도들이 인천 제2교회에서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달래는 기도를 하고 있다  ©뉴스파워 범영수
현재 연평교회 성도들을 비롯해 연평도 주민들 460여명은 인천 연안부두 근처에 위치한 ‘인스파월드’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다. 

예배 전 만난 연평교회 한 성도는 “꽤 넓은 찜질방이지만 매일 500명 가까운 사람들과 공동으로 생활하다 보니 실내 공기가 너무 탁하다”며 “좋지 않은 공기 때문에 목이 너무 아프고 건조하다. 없던 병도 생길 지경에 있다. 그러나 어떡하겠느냐. 갈 때도 없고 그렇다고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인데”라며 무거운 목소리로 시름을 대신했다. 

연평교회에서 장로로 섬기고 있는 김진현 장로는 예배 후 감사의 인사를 제2교회 성도들에게 전하며 “연평도는 육지보다 더 평안하고 조용한 곳 이었다”며 “이런 사건으로 하여금 모든 주민들이 지금 마음의 기점을 잃고 있다. 하나님께서 분명 우리를 돌봐주시리라 믿는다. 연평도를 위해 또 우리를 위해 많이 기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 연평교회 김진현장로가 인천 제2교회 성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 뉴스파워 범영수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연평교회 담임목사인 송중섭 목사를 만날 수 있었다. 송 목사는 북의 도발사건이 있은 후 바로 피난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수요예배를 드려야 할 것 같아 화요일 사건이 있은 후 바로 나오지 않고 다음날 수요예배를 남은 성도들과 함께 드렸었다”며 “솔직한 심정으로는 연평도에 남아 기도하며 교회를 지키고 싶었다”고 전한다. 

당시 송 목사는 행사가 있어 연평도 선착장에 나가있었다고 한다. 그는 “포탄이 연착장 근처로 떨어지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며 처참했던 당시를 설명했다. 포탄은 어느 한군데 떨어지고 만 것이 아니라 마을로 집중 포화됐다고 전한다. 

송 목사는 “면사무소, 해경파출소, 보건지소, 유류창고등 모두 포탄을 맞았다”며 “다행히 교회는 포탄이 옆으로 떨어져 파편에 의해 유리창이 깨지고 커튼이 손상되는 피해만을 입었다”고 전했다. 

올해 3월에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에서 목회를 하다가 소속노회에서 파송을 받아 연평교회로 왔다는 그는 그 누구보다 성도들의 피해에 함께 아파했다.
▲ 연평교회 송중섭 담임목사는 피해를 입은 성도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너무나 안타까워했다.     © 뉴스파워 범영수
송중섭 목사는 “교회의 한 집사님의 집은 포탄에 직격으로 맞아 대파 됐으며 한 집사님의 댁은 지붕의 시멘트에 구멍이 났다”며 “대파가 난 집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지만 시멘트에 구멍이 난 집의 집사님은 집에 있었다. 포탄으로 인해 연기가 나고 불이 났으며 먼지와 연기를 다 마셨다. 다행히 크게는 다치지 않았지만 포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현재 인하대병원에 입원 중에 있다”고 전하며 크게 안타까워했다. 

오늘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한미연합 훈련에 대해 그는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훈련이 끝나면 연평도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 연평도가 하루 빨리 안정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연평도 사람들과 다시 연평도 교회로 돌아가 다함께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큰 기도제목”이라며 정부에 대해 “연평도 주민들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안정된 시국에서 안정된 삶으로 우리가 살았던 연평도에서 사는 것만을 소원하고 바란다. 남북간의 화해모드가 하루빨리 조성되길 바랄 뿐”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송 목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오랜 터전을 버리고 각지로 흩어져 지내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의 마음을 위해서도 기도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국의 교회를 향해 기도를 부탁하기도 했다. 

예배를 마치고 이들은 다시 찜질방으로 돌아갔다. 찜질방은 하루 정도 놀고 휴식을 취하기에 적당한 장소이다. 평균연령이 65세 이상인 연평도 주민들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념적인 대립과 전쟁의 위협 속에서 자신의 오랜 터전을 버리고 찜질방을 전전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안타깝기만 한 일이다. 지자체를 비롯한 정부에서는 하루속히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이들의 삶을 독려해 줄 수 있길 바란다. 

한편, 인천 제2장로교회 담임목사인 이건영목사는 광고를 통해 “북의 도발로 인해 연평도에 사는 우리 동역자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우리 교회는 내주부터 일주일간 찜질방에 지내는 연평도 주민들에게 식사로 섬기겠다. 우리 교회도 형편이 넉넉한 것이 아니지만 우리가 하나님 아래서 형제자매로 서로 힘들 때 연합하고 동역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전했다.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10.11.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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