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가슴에 깊이 심겨진 기독교 정신

애국가는 찬송가였다

박용규 교수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우리 애국가는 찬송가였다. 이 사실은 전혀 생소한 사실이 아니다. 한국교회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대체로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직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 같아 여기 소개한다. 우리 애국가는 1908년 윤치호가 역술한 찬미가 14장 에 수록되어 있다(아래 참조).

  


위 찬미가 14장에 있는 대로 현재 우리가 부르는 애국가 가사와 별 차이가 없다.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널리 불리던 애국적 찬양이 기독교 영역을 넘어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도 널리 불려졌다. 1948년 정식으로 애국가로 채택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다음 표를 참고하면 1908년 찬미가 가사와 오늘날의 애국가 가사를 비교해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대동소이하다.

윤치호 편집 찬미가 14장과 현재의 애국가 

찬미가 14장

현재의 애국가

1절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호하사 우리나라 만세.

후렴 ;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1절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후렴 ;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2절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이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후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2절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후렴 ;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3절

가을하늘 공활한데 구름없이 높고.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

후렴 ;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3절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이.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

후렴 ;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4절

 이 기상과 이 맘으로 님군을 섬기며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후렴 ;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4절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후렴 ;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국가는 그 나라의 정신과 문화를 대변한다. 윤치호 역술 찬미가 초판은 1905년에 나왔으며, 1908년에 재판이 인쇄되었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은 대부흥운동 기간이다. 이 기간 애국가는 기독교인들 사이에 널리 불려졌다. 이 기간은 우리 민족이 가장 어두운 시절을 통과하고 있을 때였다.


1905년 을사늑약과 1907년 고종의 퇴위를 통해 일제에 대한 민족적 울분이 절정에 달하고 있을 때 기독교인들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나라 사랑을 애국적 신앙으로 승화시켰다. 지금의 애국가가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 당시 나라와 민족을 가슴에 품었던 의식 있는 기독교인들 사이에 널리 불렸던 찬송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감격한다.


기독교가 우리 민족과 사회와 정신에 얼마나 깊이 영향을 미쳤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시 애국가가 본래 가사 대로 회복되어 우리 찬송가에 삽입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면 또 종교 편향이니 하며 타 종교인들이 들고 일어날지 모르겠다. 아니면 기독교에서 유래된 애국가 가사를 아예 완전히 바꾸자고 타종교 사람들이 들고 일어날지 모르겠다.


이제 국민의 노래가 된 애국가를 기독교의 찬송가로 축소시켜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 사실을 알고 애국가를 부를 때마다 찬송을 부르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면 될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  8.15 광복절 기념예배와 3․1절 기념예배를 드릴 때 이 애국가를 함께 부르며 한국 기독교가 우리 민족의 독립과 민족운동에 앞장서서 민족의 아픔을 방관하지 않고 겨레와 함께 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이 나라와 이 민족을 보호해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은 어떨까!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11.12.0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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