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과 신앙 이야기: <6>

보석 같은 청결, 부흥의 조건 . . .

한철희 교수 (나사렛대학교 기독교교육학)


성경이 보석을 사랑하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영롱하고 휘황한 보석들 위에 각 지파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의 주춧돌 역시 열 두 보석이다. 고대로부터 인간은 보석이 지닌 매혹적인 힘에 이끌려왔다. 아름다움과 단단함, 그리고 희소성이다. “루비, 에메랄드, 사파이어, 홍마노, 강옥, 벽옥, 자수정 . . . ” 모세의 글에서 계시록까지 각 종 보석의 이름이 열거된다. 그 중 가장 우아한 광채를 지닌 것은 역시 다이아몬드이다. 빛의 굴절면을 따라 깍은 “브릴리언트 컷”은 58개의 단면에서 빛을 반사하여 신비로운 광채를 뿜어낸다.

보석의 강함은 그 단순한 결정 구조에 있다. 다이아몬드는 자연산 물질 중 가장 단단하다. 회전 톱날 끝에 좁쌀만한 다이아몬드 알갱이를 부착하면 집채 같이 큰 대리석을 두부처럼 얇게 베어 낸다. 이 경이로운 강인함이 바로 내부적 순수성에 기인하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본래가 숯과 똑같은 탄소로 이루어져 있다. 탄소 화합물이 깊은 킴벌라이트 광맥에서 엄청난 압력과 지열을 겪어가면서 서서히 다이아몬드로 형성되어진다. 수 백 만년의 세월이라는 열처리 과정을 통해 원석 내부에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가장 단순한 탄소원자 배열을 생성시켰을 때 가장 강한 물질이 된다는 것이다.

순수한 인간은 금강석처럼 빛나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청결한자는 하나님을 볼 것이다.” 고대 헬라인들은 “청결”을 중시했다. “카타로스”라는 말은 순백의 청결을 상징한다. 눈부시게 표백된 옷, 제일 좋은 가루로 빚어진 떡, 물을 섞지 않은 포도주, 합금되지 않은 순전한 은금, 순수 혈통으로 구성된 최상의 군대를 일컬어 “청결하다”고 하였었다. 구약에서의 청결은 주로 예식의 정결함을 뜻한다. 음식의 율례와 식사 전 씻음, 즉 종교전통을 말하고 있다. 제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아론의 후손이면 충분한 자격이다. 제사장의 모든 불결함은 물로 씻어 낼 수 있었다. 단지 외적 조건의 이행을 요구할 뿐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청결에는 “마음”(카르디아)이라는 의미가 첨가되었다. “마음이 청결(카타로스)한 자가 복이 있다.” 청결의 문제는 전적으로 마음의 문제요, 의도성의 문제요, 영혼의 자세에 관한 문제였다. 즉 지고의 순수와 최상의 진실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이 청결한 자, 영혼의 청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자, 진실된 순수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하나님을 볼 것이라고 약속한다.

토마스 아켐피스는 마음의 순수성(purity)과 의도의 단순성(simplicity)을 강조하였다. 단순성과 순수성은 세속을 뛰어 넘어 영의 세계로 비상하는 두개의 날개라는 것이다. 우리 영혼이 이 날개를 가지게 될 때 세상 만물은 하나님의 영적 생명을 비추어 주는 거울이 된다. 아켐피스의 가르침을 가장 충실하게 따른 사람이 바로 요한 웨슬리이다. 그의 설교 도처에는 이 순수성과 단순성이 반복되어 강조되고 있다.

기적같이 순수한 인간이 있었다. 요나단 에드워즈라는 부흥사였다. 그의 마음은 흠이 없고 이물질과 섞이지 않았다. 그 당시 편만한 사회적 타락상으로 인해 교회들은 초기 순전한 청교도정신을 잃고 어중간한 중재안을 채택하고 있었다. 그러나 에드워즈는 경건의 모양과 경건의 능력을 예리하게 구분하였다. 진리에 대해서는 결코 막연하게 말하지 않았다. 철저한 사색과 확인을 거치지 않고는 단 한 마디도 그의 입술 밖으로 선포되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는 나약했다. 외모에는 위풍도 없었다. 2시간 동안 이어지는 그의 설교는 촛불 사이에 머리를 숙이고 원고를 읽어나가는 것이 고작이다. 가끔 고개를 들어 청중을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동작이었다. 그러나 그는 뉴잉글랜드를 바꾸어 놓았다. 소위 그 유명한 제1차 미국 대각성운동을 일으킨 것이다. 세 개의 주를 거쳐 대서양에 이르는 코네티컷 강줄기를 따라 부흥의 열기가 퍼져 나갔다. 강기슭과 계곡을 따라 형성된 마을에서는 에드워즈의 설교를 듣고 회심하고 죄를 고백하였다. 오늘날 아메리카 정신의 근원을 찾는 역사가들은 요나단 에드워즈가 미국 정신의 기초를 놓았다고 평한다.

그 에드워즈가 말했다: “교회의 부흥을 일으키시는 이는 오직 하나님이시다.” 정갈한 그릇을 아껴두시는 분께서 수다한 융통성의 세상에서도 청결한 자를 찾고 계신다. 보석 같은 순수와 단순함을 지닌 개인을 불러, 이 땅에 새벽처럼 거대한 발자취를 남겨 놓게 하실 것이다. 성경은 이것을 누룩의 혁명이라고 칭한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마태복음 5장 8절).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12.01.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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