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급 근대 ‘기독교 성지’ 잇달아 복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경택 기자

한국 근대사와 초기 개신교 역사를 간직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와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의 예배당이 최근 복원돼 감사예배가 드려졌다.

기감은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의 철원제일교회 복원 공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지난 29일 봉헌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는 지상 2층, 연면적 1330여㎡(약 400평) 규모로 복원됐다. 1층에는 세미나실과 역사자료실이, 2층에는 200석 규모의 예배당이 들어섰다. 잔해뿐인 옛 예배당은 2002년 등록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됐으며 복원된 교회 왼편에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다.

기감은 2006년 10월 총회에서 이 교회를 복원하기로 결의했으나 공사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다가 2011년 11월 공사를 시작했다. 기감 관계자는 30일 “조경과 내부 시설 작업 등을 끝내고 늦어도 11월 중 최종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원제일교회는 일제시대 강원 지역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다. 1919년 3월 10일 이 교회 담임이던 박연서 목사를 중심으로 강원 지역에서의 만세운동이 시작됐다. 박 목사는 또 청년 크리스천들과 함께 철원애국단을 결성, 항일운동에 나섰다. 강종근 목사는 이 교회에서 시무하던 1940년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 옥고를 치르다 순교했다.

철원제일교회는 장로교 웰번 선교사에 의해 1905년 설립됐다. 1907년 선교지역을 나누는 과정에서 감리교로 편입됐으며 1920년 붉은 벽돌 건물로 다시 지어졌다. 6·25전쟁 중 폐쇄된 뒤 폭격으로 파괴돼 건물 일부 형태만 남았다.

또 기침은 한국 침례교의 최초 예배 장소로 알려진 충남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의 예배지를 최근 복원, 지난 17일 감사에배를 드렸다. 기침은 논산시 등의 지원을 받고 충남 문화재위원과 기독교역사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슬레이트 지붕이 덮여 있던 가옥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했다.

이곳은 인천과 강경을 배로 오가며 포목 장사를 하던 침례교인 지병석씨의 자택이었다. 그는 서울에서 침례를 받은 뒤 1896년 2월 9일 부인 천성녀씨와 파울링 선교사 부부 등과 함께 처음으로 자택에서 주일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ㄱ’자형 예배지로서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11월 향토문화유적 제38호로 지정됐다.

기침 김대현 총회장은 “우리 교단의 초기 역사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계승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13.10.3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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