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년전 토마스 선교사 코리아에 파송 英 하노버교회 담임 한국인이 맡았다
2014.01.24 07:25

                               - 국민일보 미션라이프(신상목 기자)


 

 



평양 대동강에서 순교한 로버트 저메인 토마스(1840∼1866·사진) 선교사를 파송한 영국 하노버교회에 한국인 선교사가 담임목사가 된다. 주인공은 영국 선교사로 활동 중인 유재연(55) 목사로 25일 취임예배를 드리고 본격적인 목회에 나선다. 교회 설립 370년 만에 첫 외국인 담임이자 토마스 선교사 순교 148년 만이다. 순교의 피가 뿌려진 땅의 후예가 순교자를 배출한 모교회를 맡게 된 것이다.

유 목사는 23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교회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는 하노버교회를 목회하게 돼 감격적”이라며 “웨일스 부흥의 역사가 다시 일어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노버교회는 영국 웨일스 몬머스셔주 작은 마을인 흘라노버에 위치한 교회로 토마스 선교사가 성장하고 파송을 받았다. 당시 교회의 담임은 토마스 선교사의 부친인 로버트 토마스(1810∼1884) 목사였다. 그는 아들의 선교편지를 받고 교인들과 함께 기도로 후원했다.

하노버교회는 1644년 설립돼 회중교회로 출발했다. 이후 영국개혁교단(URC)에 합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영국 교회의 쇠퇴로 1991년부터는 전임 목회자 없이 은퇴 목회자나 평신도 설교자들이 예배를 인도했다. 유 목사는 지난해 11월 교회의 청빙을 받아 그달 25일부터 사역해 왔다.

유 목사에 따르면 하노버교회는 현재 매주 10∼20명의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교인 대부분이 60대 후반 노인들이다. 하지만 기도모임이나 성경공부 모임 등이 활발해 부흥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교인 중에는 북한 선교에 참여하는 부부도 있다고 유 목사는 전했다. 성도들은 유 목사가 담임이 되자 토마스 선교사가 뿌렸던 복음의 씨앗이 열매를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노버교회는 매년 3000여명의 한국인들이 다녀가며 토마스 선교사를 기리고 있다.

교회역사가들에 따르면 토마스 선교사는 1866년 9월 통역 겸 선교활동차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를 타고 대동강까지 들어왔다가 최치량 등 4명에게 성경책을 전하고 순교했다. 그러나 끝은 아니었다. 성경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예수를 믿었다. 토마스 선교사를 죽인 병졸 박춘권도 후에 신자가 됐다. 최치량은 영문주사(營門主事) 박영식에게 성경을 전했고 그는 성경을 찢어 벽지로 발랐다. 이 집은 평양 최초의 널다리골 예배당이 됐고 나중에 평양대부흥의 근원지였던 장대현교회가 됐다.

유 목사는 장신대신대원을 졸업하고 94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00년부터 바울선교회 소속 모로코 선교사로 활동했고 2년 전부터는 영국교회를 돕고 있다. 그는 “영국은 한국교회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선교지”라며 “교회가 박물관처럼 변하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14.01.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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