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인도 카시부흥운동의 진원지 마이랑교회

[라이즈업코리아―박용규 교수, 부흥의 현장을 가다] (30) 카시 마이랑의 오늘

기사입력 2006.11.08. 오후 4:07

 

1905∼1906년 인도에서 강력한 부흥이 일어났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죄 때문에 몸부림치며 괴로워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큰소리로 하나님의 자비를 간구했다. 오전 6시에 시작된 주일 집회가 자정까지 계속되기도 했다.

인도 부흥의 진원지는 아삼 주 카시 제인티아 힐이었다. 이곳은 여러 모로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전형적인 몽골리안의 외모,구릉지대,구불구불한 도로와 숲,그리고 신앙의 정서와 부흥을 사모하는 열정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와 닮은 데가 많았다. 

인도 부흥의 진원지 카시아 마이랑까지는 길고 긴 여정이었다. 싱가포르에서 델리로,델리에서 아삼 주의 전 주도 구와하티로,다시 구와하티에서 메갈라야 주의 주도 실롱까지,그리고 실롱에서 목적지 마이랑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길고 힘든 여정이었지만 하나님의 응답은 참으로 놀라웠다.

성경이 가르치고 기독교 역사가 증언하고 있는 부흥이 그곳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100년전이 아닌 바로 지금,인도 부흥 100주년을 맞은 2006년 4월 마이랑 장로교회에서 처음 타오르기 시작하더니 곧 마이랑 교회를 넘어 마이랑 전역으로,다시 메갈라야 수도 실롱으로,그리고 카시 전역으로 확산됐다. 

매일 저녁 교회마다 기도회가 열리고 과거 소수만 모여 기도하던 것이 이제는 교회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신앙을 등지고 교회를 떠난 이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오고 있고 주일예배에 사람들이 차고 넘치게 참석하고 있으며 죄에 대한 깊은 각성과 인격적인 변화가 개인과 교회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저녁 실롱의 한 장로교회에 도착했을 때 목사와 장로,남자와 여자,어린이와 장년 등 모든 성도가 모여 뜨겁게 기도하고 있었다.  

인도 부흥은 인도장로교 총회 관계자뿐 아니라 목사와 장로,평신도들이 증언하고 있고 심지어 비신자들도 인지하고 있었다. 세계 30여곳의 부흥의 현장을 돌아보았지만 인도 카시 지역처럼 부흥이 과거가 아닌,바로 지금 우리 가운데 놀랍게 임하고 있는 것을 목도한 것은 처음이었다. 평양 대부흥 운동 10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하나님께서 이 땅에 부흥을 주시려는 깊은 섭리처럼 느껴졌다.

카시에서는 1841년부터 웨일스 칼뱅주의 감리교 선교사들이 입국해 복음을 전파했다. 1903년 중앙 아삼주 모플랑의 한 교회는 카시 및 인도 전역에 성령이 임하시도록 매주 월요일 저녁 기도회를 개최하고 인도 부흥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영국과 미국,호주에 보냈다. 서신을 받은 호주 멜버른 목회자와 평신도,시카고의 무디성경학교와 무디교회 케직사경회 참석자들은 인도와 전 세계의 부흥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1904년에 접어들면서 기도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고 카시족 그리스도인들은 웨일스의 한 교회에서 일어난 부흥 소식에 크게 고무되었다. 카시에서도 그처럼 강력한 성령의 역사가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부흥을 허락하실 때까지 매일 저녁 기도회를 열었다. 기도회는 보통 밤 10시나 돼야 끝날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특히 젊은 남녀들이 열심이었다. 

이후 18개월 동안 카시 지역 교인들은 기도의 끈을 놓지 않았고 하나님은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으셨다. 1906년 3월 첫째주 주일예배 때 ‘성령 세례’에 관한 설교가 있을 때 청중 가운데 통회와 찬양 등 성령의 임재가 강하게 나타났다. 같은 날 파리옹에서 열린 노회에서도 성령의 역사가 임했다. 

3월 둘째주 주일 저녁예배 때도 온 회중이 울고 기도하며 찬양하는 역사가 일어났다. 2명의 카시 설교자가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던 청중에게 성령의 역사는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예배가 끝난 후 담임목사가 축도하려고 하자 회중 가운데 한 명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이렇게 외쳤다. “오 하나님,지금 우리 모두에게 성령을 부어주소서. 웨일스 사람들에게는 그토록 많은 축복을 하시면서 우리를 공수로 돌려보내지 마옵소서.” 

그 직후 마치 뇌관에 불이 붙듯 온 회중이 하나님께 부르짖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며 큰소리로 우는 사람도 있었고 개중에는 기절하는 사람도 있었다. 저녁식사 시간도 잊은 채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드디어 놀라운 부흥의 불길이 카시에서 타올랐다. 사모하는 곳에 부흥이 임한다는 사실이 여기서도 그대로 입증되었다. 

하나님의 영이 온 회중 가운데 눈에 띄게 역사하셨다. 마을 사람들이 집회에 참석하는 바람에 거리가 한산했다. 밀림지대의 어느 마을에서는 모든 주민이 옥외집회에 참석,큰 시장이 텅 비기도 했다. 참된 부흥이 그렇듯이 카시 부흥 역시 개인의 각성이 사회 변혁으로 이어졌다. 밀림에서 햇빛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술에 취해 살아가던 이들이 주님을 만나면서 새로운 피조물로 바뀌었다. 술을 팔던 여인이,또 늘 술에 취해 살던 한 노인이 은혜를 경험하고 옛 생활을 청산했다. 어떤 마을에서는 아편에 중독된 주민들이 집단으로 주님을 영접하는 일이 일어났다. 오랫동안 피부병에 시달려오던 한 여인이 부흥집회에 참석했다가 깨끗하게 치료 받는 역사도 나타났다. 

부흥 이후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욱 사랑으로 결속되었고 빚을 지지 않으려고 했으며 빚을 진 사람들은 속히 그 빚을 갚았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려는 강한 소원과 헌금에 대한 열의가 이전보다 월등하게 높아졌다. 특히 인도의 낮은 카스트 계급의 사람들이 부흥운동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 기자명 박용규
  • 입력 2007.01.27 18:20
  • 수정 2021.03.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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