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에게 전달한 성경(1907년)

 

이미 알렌과 언더우드 선교사를 비롯한 몇몇의 선교사들을 통해 서양 의술과 문명에 대한 깊은 식견을 얻을 수 있었던 고종 황제가 복음을 직접 들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마침 아비슨이 궁정의로 있어 황제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황제 앞에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소망했다. 이것은 오늘날의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조찬 기도회와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었다. 실제로 아비슨은 계속해서 황제를 알현하였다.

이와 같은 기도가 있은 후 황제는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고, 기독교 신앙에 대한 간단한 신앙고백이 준비되어 왕이 그것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그 즈음 성서공회가 손으로 정성스럽게 만든 성경을 황제에게 선물하였다. 하나님의 말씀이 궁정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한반도 전체에 퍼져 나갔고, 궁정의 복음화를 고대하던 한국인들에게 그것은 이미 황제가 반쯤 기독교로 돌아선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더구나 지금까지 없었던 바, 만국이 같은 뜻을 가지고 전 세계의 “만국 교인이 일제히 대한을 위하여 기도 한다”는 소식은 한국의 기독교인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확실히 대부흥운동은 한국의 영적인 분위기뿐만 아니라 민족 전체를 바라보도록 끊임없이 일깨워 주었다.

                                                             박용규, 평양대부흥운동(서울:생명의말씀사, 2007)

 

  • 기자명 박용규
  • 입력 2007.03.2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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