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회복이 진정한 과제다"

회개에 초점, 설교 제목도 '주여, 살려주시옵소서'로 정해
연합 살리는 결실인 기념대회 소중...100년전 열정 회복하자 


          설교자 옥한흠 목사
한국 교회의 갱신과 일치를 위해 노력해 온 옥한흠 목사(사랑의교회 원로)가 7월 8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7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 기념 서울대회' 설교자로 단상에 오른다. 작년 6월 폐암 수술 이후 건강 문제로 외부 활동을 자제해 왔던 옥 목사는 "몸을 봐서는 준비하는 것도 힘들고 무리가 되겠지만, 하나님의 명령으로 여기겠다"며 설교 요청을 받아들였다.
서울상암대회 설교 준비에 몰입하고 있는 옥한흠 목사를 7월 1일 서울 서초동 국제제자훈련원에서 만났다. 옥 목사는 설교 제목을 '주여, 살려주시옵소서'로 정했다며, 요한계시록 3장에 기록된 사데교회를 통해 오늘날 한국 교회가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급박한 갱신의 필요성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룩함을 회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국 교회는 거룩함을 위해 성령의 역사를 간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평양대부흥 백주년을 기념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옥한흠 목사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편집자 주>


목사님 수술 이후 건강은 어떠십니까? 최근에는 한목협 대표회장도 퇴임하시는 등 일선에서 물러나고 계십니다. 그러나 한국 교회를 위해 일하셔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습니다.
= 3개월마다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셔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건강 문제도 있고… 때가 되면 물러나야 합니다. 한 세대가 가야 그 다음세대가 자리를 잡고 일어서지요.

그래도 여전히 목사님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대부흥 백주년 기념대회에 설교를 맡으신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설교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 설교는 평양대부흥의 가장 핵심인 회개에 초점을 맞추고, 요한계시록 3장 1절부터 3절의 사데교회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제목도 '주여, 살려주시옵소서'라고 정했습니다. 평양대부흥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내용의 서론에 이어, 본론은 사데교회를 통해서 오늘날 한국 교회가 갱신해야 할 부분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사데교회는 이름만 살았고 행위는 죽은 교회입니다. 사데교회가 받은 질타를 한국 교회가 똑같이 받을 소지가 있다는 것을 드러낼 것입니다. 또한 나를 포함해 한국 교회 지도자·목회자의 문제를 말할 것입니다. 세속화에 빠진 교회 지도자, 믿음만 강조하고 행위 곧 순종적인 삶을 설교하지 않는 목회자의 모습을 내 간증을 빌어 전달할 것입니다. 결론은 회개입니다. 성령의 임재로 일어나는 회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야 합니다.

회개가 평양대부흥의 핵심이라는 말씀에는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목사님은 평양대부흥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규정하고 계십니까?
= 평양대부흥을 단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평양대부흥은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 앞에 다가오는 혹독한 시련을 대비해서 영적으로 준비시켜 주신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1903년 원산에서 시작해 1907년 평양대부흥이 일어난 이후, 일제침략이 노골화 되면서 국운이 기우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국가와 사회는 물론이고 교회도 어디에 마음을 둘지 모를 혼란의 시기였습니다. 이런 절망의 시대를 앞두고 하나님께서 평양대부흥을 통해 한국 교회의 길을 인도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가 이 광야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힘을 주신 것입니다. 이 힘은 곧 거룩함입니다. 강권적으로 회개를 하게 하셔서 교회를 정결케 하셨고, 선교사들과 성도들을 하나 되게 하셨습니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교회는 사회를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절망에 빠져 있던 백성들이 교회로 들어왔습니다. 일제시대 혹독한 핍박을 이기고 신앙의 순수성을 지킨 사람들, 해방 후 50년대부터 70, 80년대로 이어지는 대부흥, 이런 힘이 평양대부흥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처럼 이번 대부흥백주년 행사는 한국 교회가 교단과 교파, 진보·보수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어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회일치를 강조해 오신 목사님에게 더욱 남다른 의미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기총과 교회협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의 교단들이 함께 기념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교회일치를 최우선으로 내세운 한목협과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모인 교단장협 등 그동안 노력의 결실 중 하나가 이번 행사로 나타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념대회를 통해서 한국 교회 일치를 위한 어렴풋한 그림자는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행사가 사람에 의해 기획된 행사라는 점에서 과거 평양대부흥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행사의 목적이 침체된 한국 교회의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이벤트일 뿐이라고 폄하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 일리 있는 비판입니다. 정곡을 찌르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평양대부흥과 이번 기념예배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평양대부흥은 1903년 원산을 시작으로 연속적인 기도모임이 이어졌습니다. 지금처럼 교단들이 회의를 열고 기획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백 년 전의 성령운동과 지금의 기념예배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이번 기념예배는 100년 전에 일어났던 하나님의 강권적인 성령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경배하는 행사입니다. 기념예배는 디자인되어야 하고, 교회가 연합해서 행사를 진행해야 하니까 기획이 필요합니다.

이번 기념대회의 의미가 너무 협소해지는 것은 아닐까요.
= 우리가 기념예배를 드리는 이유는 한국 교회가 100년 전의 은혜를 다시 받아야 교회로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상암경기장에 모여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100년 전 성령의 역사가 재현될 것이란 기대는 잘못된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가 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배 당시에는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예배 후에 회개의 기도운동이 일어나고 기도모임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평양대부흥과 같은 역사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평양대부흥에 비춰 오늘 한국 교회가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성령이 강권적으로 임해야만 거룩함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노력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념대회를 통해 100년 전 성령의 역사를 뜨겁게 간구하고, 그 당시처럼 회개로 정결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에 은혜를 베푸시기를 기도합니다.

 -기독신문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07.0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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