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회개 않고 복음 변질시켜` [중앙일보]
옥한흠 목사 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서 교계에 쓴소리

한국 개신교의 대표적 목사인 옥한흠(69.사진) 목사가 교계 전체의 자성을 촉구했다.

옥 목사는 8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교회 대부흥 100주년 기념 대회에서 교회 지도자를 향해 "복음을 변질시켰다는 주님의 질책 앞에서 자유로운 이가 얼마나 됩니까. '나는 아니오'라고 발을 뺄 수 있는 목회자가 얼마나 됩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을 가리키며 "거룩하신 주여. 이놈이 죄인입니다. 이놈이 입만 살아서 회개한 한국 교회의 종입니다. 겉모양은 돌아가지만, 내면은 죄악이 쌓여 있는 한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가 8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10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사진=김상선 기자국 교회를 깨끗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옥 목사는 2003년 정년 5년을 앞두고 신도 수 5만 명의 사랑의교회(서울 서초동) 담임목사를 오정현(51) 목사에게 물려준 이후 원로목사로 일해 왔다.

이날 대표 설교를 맡은 그는 "교인들에게 '행함이 따르지 않는 믿음은 거짓 믿음이다. 구원을 받을지도 책임질 수 없다'고 하면 사람들 얼굴이 싸늘해집니다. 사랑의교회에서 사역할 때도 그걸 느꼈습니다. 회개나 반성보다 듣기 좋고 부드러운 말을 골라 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복음을 변질시켜 갔습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공동대회장 강성일(예장합신총회장) 목사도 "한국 교회가 일제의 강압에 굴종해 신사참배를 했고, 사회와 정치적 불의에 침묵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참회했다. 

대부흥100주년 기념대회가 8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10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교회를 새롭게 민족에 희망을'을 주제로 열린 이날 대회에는 10만여 명이 참여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국내 보수.진보 교단의 연합행사로 치러졌다. 나팔수 100명의 팡파르로 시작해 감사예배, 부흥의 불꽃놀이 등 3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이 대회는 1907년 길선주 목사의 주도로 일어난 영적 각성 운동인 '평양대부흥운동'을 기념하고, 개신교의 새 출발을 다지자는 의미에서 개최됐다.

백성호 기자<vangogh@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07.09 11:41
  • 댓글 0
저작권자 © 평양대부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