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흥100주년 기념대회

한국교회 부흥, 가슴치는 회개로부터 시작해야

▲ 8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2007 한국교회 대부흥 기념대회’에서 신자들이 두 손을 들고 통성기도를 올리고 있다. 19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대회에는 10만여 명이 경기장 안팎에 운집해 회개를 통한 부흥을 다짐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주여, 이놈이 죄인입니다. 입만 살고 행위는 죽은 교회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주여, 저희를 불쌍히 여기고 성령을 부어 주옵소서. 한국교회를 깨끗하게 하여 주옵소서. 한국교회를 살려 주옵소서.”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의 목소리는 울먹임으로 떨렸다. 옥 목사는 8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7 한국교회대부흥 기념대회’ 설교를 마치고 이렇게 기도했다.

‘교회를 새롭게, 민족에 희망을’을 주제로 한 이날 기념대회는 19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아 개신교계가 보수와 진보, 교단의 벽을 넘어 공동으로 마련했다. ‘평양대부흥’은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일어난 회개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며 개신교 교세가 급속히 확장된 사건을 가리킨다.

이날 행사는 목회자와 신자 등 10만여명이 참석해 상암경기장 전 좌석을 가득 메우고, 야외 전광판 앞에까지 들어찬 가운데 열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용규 대표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전광표 회장, 이광선(예장통합) 장차남(예장합동) 양병희(예장합정) 총회장과 박경조 대한성공회 주교, 신경하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정익 기성 전 총회장 등 교계 지도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기념대회는 ‘회개’로 출발했다. 강성일 목사(예장합신 총회장)와 정근모 장로(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장)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지 못한 점 ▲교회의 분열 ▲일제하의 신사참배 ▲불의에 대한 침묵 ▲나눔과 섬김의 부족 ▲도덕적 주도권 상실 등을 회개했다. 설교자로 나선 옥한흠 목사는 “한국교회는 겉으로 보기엔 자랑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그렇지만 목사의 신뢰도는 하위권이고, 무종교자에게 가장 인기 없는 것이 기독교이며, 기독교인은 ‘2중 인격자’로 불린다”며 회개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저 역시 신자들이 듣기 좋아하는 믿음만 이야기하며 ‘입만 살아있는 교회’를 만들어왔다”며 “한국교회의 부흥은 죄업을 놓고 가슴 치는 목회자의 회개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07.09 12:01
  • 댓글 0
저작권자 © 평양대부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