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숙, 주기철 설교 듣고 순교신앙 다져


'너희가 십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하십니다. 순교신앙으로 믿음을 지킨 서머나교회를 향한 주님의 편지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명예나 지위를 얻기 위해 충성하고, 사상과 이념 성취를 위해 충성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믿음의 정절 때문에 다가오는 환난과 죽음의 위기 앞에서도 충성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의 중직 임직식이 무척 화려해졌습니다. 믿음의 형제들만 아니라 불신자들까지도 예식에 참석하고 화려한 꽃다발을 안겨주고 선물도 주고받습니다. '축하'한다고. 그렇습니다. 주님께 충성되이 여김을 받고 교인들의 인정을 받았으니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더 크고 무거운 내 몫의 십자가를 짊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선진들의 영혼구원 열정과 순교신앙을 뒤돌아봅니다.




한부선 선교사(Hunt, Bruce F.)는 1903년 평양에서 출생했습니다. 아버지 한위렴(Hunt, William B.) 선교사가 미북장로교 선교사로 1897년에 내한하여 주로 황해도 재령에서 선교활동을 했는데, 한부선은 그의 아들로 대를 이어 조선 사람들을 위해 복음전도자가 되었습니다. 조선예수교장로회 봉천노회(심양)에 소속하여 만주 땅에 흩어진 조선족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습니다.

1938년 조선예수교장로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할 때 단호하게 항의했던 그는 일제가 선교사를 축출하고 체포했던 1941년 10월에 투옥되었습니다. 그의 책 '증거가 되리라'에 그 때 성도들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1938년 이후 일본정부가 교회를 간섭하려고 교인들에게 천황숭배를 강요하는 처사에 대하여 공공연하게 반대하여 왔던 것이다. 그동안 두 번이나 주재소에 불려가서 오래도록 심문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당국은 나를 검거하겠다고 위협한 일도 있었고, 알게 모르게 나의 뒤를 밟았으며, 내가 하는 일을 비난하는 신문기사가 어용신문에 기재된 때도 있었다... 나와 가장 가까운 한국인 동역자 중 몇몇이 투옥되었다. 최근에는 북만주 전역에 널리 흩어져 있는 교회로부터 70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투옥되었다."

한부선 선교사는 만주에 있는 교인들과 더불어 조직적으로 신사참배 거부운동을 했습니다. 그의 가르침과 지도를 받는 교인들은 일제의 탄압과 핍박 그리고 순교에도 불구하고 믿음의 정절을 지켰던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주기철 목사님을 비롯하여 많은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투옥되었습니다. 주 목사님은 1938년 제27회 총회 전에 투옥되었다가 1939년에 잠시 출옥하였을 때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고 넋이야 있건 없건,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변할 줄이 있으랴. 이는 우리 선인들의 나라를 사랑하는 충의대절입니다. 사람이 나라에 대한 의가 이러하거늘 하물며 그리스도인이 되어 주님 향한 일편단심 변할 수 있으랴.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는 신앙의 대의를 붙잡고 풀무불에도 뛰어 들었고, 다니엘은 이스라엘의 정신을 가슴에 품고 사자굴 속에도 들어갔습니다. 예수를 사랑하여 풀무불이냐! 예수를 사랑하여 사자굴이냐! 그 무엇이 두려울 것인가. 스데반은 돌에 맞아죽고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달렸습니다... 내 주 예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는구나 평양아! 평양아! 예의동방에 내 예루살렘아. 영광이 네게서 떠나도다. 모란봉아 통곡하라. 대동강아 천백세에 흘러가며 나와 함께 울자. 드리리다 드리리다. 이 목숨이나마 주님께 드리리다. 칼날이 나를 기다리느냐? 나는 저 칼날을 향하여 나아가리라.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협이나 칼이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도 주님 향한 대의정절 변치 아니하오리다... 나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의에 죽고 의에 살으사이다. 여러분, 예수는 살아계십니다. 예수로 죽고 예수로 살으사이다."

활활 타는 불과 같이 이렇게 선포하고는 '이 세상 험하고 나 비록 약하나...' 찬송을 불렀고, 목사님을 사모하여 예배에 나온 교인들은 흐느껴 울었다고 합니다. 안이숙도 참석했습니다. '내일일은 난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 찬송했던 그녀는 그 때 큰 결단을 했답니다. "설교에 모두 성신이 충만하고 담대한 용기가 솟구쳤다... 그 짧고 간단한 설교 중에 내 결심은 확고해졌고, 내 순교의 영에 대한 환희는 고취되었다. 위대한 설교자! 위대한 인물! 위대한 목사! 위대한 한국인이다."

할렐루야! 참으로 은혜로운 이야기입니다. 복음을 위하여 자기 생명을 내어놓은 목회자가 있었고 교인들은 그 말씀대로 순교신앙을 결단했습니다.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기념하는 은혜의 해에 우리들에게 이러한 신앙적 결단과 헌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십자가를 질수있나 주가 물어보실 때 죽기까지 따르오리...' 이렇게.

                                   황영준 목사 (광주동산교회)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07.1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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