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11월 24일/장로교 분열


1959년 11월24일 W.C.C.를 반대하는 이들이 중심이 되어 제 44회 총회를 승동교회에서 속회함으로써 한국 장로교회는 다시 총회를 이미 끝낸 W.C.C.를 지지하는 통합 측과 W.C.C.를 반대한 합동 측으로 분열되는 슬픔을 맞았다. 거의 70여 년 동안 하나의 교회를 자랑해온 한국장로교회는 이로써 한국선교 희년을 2년 앞둔 1952년의 고려 측 분열, 1953년의 기장 측 분열에 이어 세번 째 교단이 찢어지는 아픔을 경험해야 했다.

비록 분열의 이슈는 달랐지만 100여 년 전 1837년, 1854년, 1861년, 여러 차례에 걸쳐 노예문제외 통합안 문제로 미국 장로교회가 구학파와 신학파, 남부와 북부로 갈라졌던 유사한 분열을 우리도 경험했던 것이다. 서로간의 명분과 연합을 고대하며 잠시동안 자신들의 정체성을 대변하기 위해 명명되었던 합동과 통합은 5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양교단을 나타내는 고유명사가 되고 말았다.

합동 측은 W.C.C.를 영구히 탈퇴한다고 선언함으로써 신학적 순결을 우선했고, 통합 측은 W.C.C.에 가입함으로써 신학적 순결보다 교회의 통일성을 앞세웠다. 신학적인 통일성과 정통성이 선행되지 않는 교회의 연합은 기독교의 유일성을 평가절하시켜 복음의 본질을 변질시키고 쉽고, 반면 교회의 통일성보다 신학적 정통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신앙의 폐쇄주의와 개인주의를 낳아 또 다른 분열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지난 장로교 역사가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독교 역사가 보여주는 교훈은 정통과 통일성이 이원론적 관계가 아니라 불가분의 관계라는 사실이다. 정통이 선행되지 않는 교회의 통일성, 교회의 통일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통은 역사 속에 생명을 상실한다.



박용규 교수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10.2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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