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그분의 섬세한 은혜를 간청하는 길

시련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은 하나님과 그분의 섬세한 은혜를 간청하는 길

샤프 역시 한국이 만나는 엄청난 정치적인 시련 속에서도 복음이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 민족의 복음화가 이 민족을 살리는 길이라는 사실은 선교사들뿐만 아니라 한국의 젊은이들도 가지고 있었다. 1905년 11월 10일 전덕기 회장을 중심으로 한 상동교회 청년회가 주최한 저녁 구국 기도회에는 무려 일천여 명의 회원이 모여 “國家禍機燃眉(국가화기연미)을 憤慨(분개)야 至於相扶痛哭(지어상부통곡)”하였고, 을사조약이 체결된 뒤 11월 18일에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교파를 초월하여 매일 3-4시에 모여 민족과 나라를 위해 기도하였다:

萬王의 王이신 하나님이시여 우리 韓國이 죄악으로 沈淪에 드럿스 오직 하나님 밧게 빌업사와 우리가 一時에 祈禱오니 韓國을 불샹히 녁이사 耶利未亞와 以賽亞 但以利의 自己 나라 爲야 懇求을 드르심갓치 韓國을 救援사 全國 人民으로 自己 罪를 悔改고 다 天國 百姓이 되어 나라이 하나임을 永遠 保護 밧아 地球上에 獨立國이 確立케야 주심을 耶蘇의 일흠으로 비나니다.

쓰러져 가는 이 나라, 기울어 가는 이 민족을 바라보면서 이화학당의 여학생들은 매일 몇 분씩 시간을 정해 놓고, 수업마저 멈추고 민족과 조국을 위해 기도하였다. 기울어 가는 이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며, 이 민족을 다시 각성시키셔서 주의 거룩한 도구로 사용하실 분도 하나님뿐이시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은 전혀 동요되지 않았다.
페인은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 놓고 매일 기도하고 있는 이화학당의 여학생들에게 매일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지 물어 보았다. 이때 여학생들의 대답은 페인이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화학당 학생들은 “매일 같은 시간에 수업을 멈추고” 조국을 위해 몇 분 동안 간절히 기도해 온 것이다. 이것은 페인에게 적지 않은 도전이었다. “하나님이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신다는 것을 아는 우리는 이 민족이 겸손히 그 앞에 자신들의 마음을 겸허하게 낮추면 그가 이 민족의 외침을 들으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시대적 불안, 그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속에서도 젊은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하나님께 민족의 장래를 온전히 맡기는 모습을 보면서 페인은 이 민족의 장래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화학당 학생들의 이와 같은 모습은 결코 한국의 모든 학생들의 모습도 아니고, 전체적인 동향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젊은이들 가운데 전에 없이 민족의 미래를 염려하고,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축복하셔야만 한다는 기독교 민족주의 사상이 넘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기독교 신앙을 철저하게 가지면 가질수록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더 깊이 헤아리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경건주의운동, 웨슬리 부흥운동, 제 1차, 2차 대각성운동, 무디 부흥운동 등 수많은 부흥운동에서도 찾을 수 있는 현상이다. 이 나라의 젊은이들은 암울한 민족의 현실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1905년 이후 두드러지게 젊은이들과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감지되었던 현상이다. 다음과 같은 페인의 말은 너무도 적절한 표현이다. “나는 그것이 온전히 그들의 삶을 전적으로 주님께 순종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 모두가 주님을 알아가고 있다는 강한 확신이 내게 들었다.”

비록 미완성이긴 하였지만 그녀는 민족의 미래를 진지하게 염려하는 젊은이들에게서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한 것이다. “나는 마음으로 투쟁하는 몇 사람을 알고 있고, 그들 가운데 몇이 그 투쟁에서 승리한 것도 목도하였으며, 그리고 나는 내가 하나님의 작은 자 몇을 도울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은 것에 대해 그분께 찬양을 돌린다.” 민족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민족의 미래를 새로운 차원에서 염려하는 것은 다르다.

선교사들은 최근에 감지되고 있는 부흥의 움직임이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였고, 그 역사적인 사명을 위해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이 땅에 부르셨다는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 일에 있어서는 장감이 따로 있을 수 없었다. 한국 교회가 전에 없이 위기를 만나고 있지만 그들은 이와 같은 위기가 불같은 시련 속에서도 한국 교회를 신앙 가운데 견고하게 서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이해했다. 따라서 선교사들이 볼 때 “시련과 고난의 시기는 우리가 이것을 선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유익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해가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시련을 이길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우리가 하나님과 그분의 섬세한 은혜를 간청하는 길을 아는 데 달려 있다. 살아 있는 하나님의 지식을 교회에 가져오는 부흥운동은 하나님이 섭리적으로 다루셔서 새롭게 태동된 교회가 요구하는 고난과 힘을 가져오도록 그 길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 박용규, 평양대부흥운동 중에서 -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11.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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