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거치며 30여년동안 중단됐다 부활

이화여대 역사적 채플 세례…

격변기 거치며 30여년동안 중단됐다 부활

 



"여러분은 세례받고 입교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원합니까?" "네, 원합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기로 약속합니까?" "네, 약속합니다."
14일 오전 서울 대현동 이화여자대학교(총장 이배용) 대강당. 이 학교 학생 15명이 채플 시간에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겠다며 세례를 받았다.

선후배와 동료 1000여명 앞에서 세례 문답과 서약을 한 여대생들은 사뭇 상기된 표정이었다.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험난한 세파를 이겨내고 싶다는 졸업반 학생, 마음의 상처가 많아 하나님의 은총으로 살고 싶다는 인문과학대생,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고 중요한 시절을 보낸 이화에서 세례를 받고 싶었다는 학생, 교회와 교인들이 정말 싫었는데 채플을 통해 신앙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학생 등. 갖가지 사연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하나님의 사랑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한 사람씩 앞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세례를 받은 뒤 세상의 빛이 되라는 의미로 촛불과 성경책을 드리겠습니다."

이배용 총장이 일일이 선물을 나눠줬다. 촛불을 손에 든 학생들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참회와 소망의 기도가 하늘로 솟구쳐오르고 있었다.

"하나님, 저는 죄인입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습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새 출발하기를 서원합니다."

잠시 후 전교생이 부르는 축하의 노래가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강단 안에 울려퍼졌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이화여대는 122년 동안 매년 학기 초에 신앙 강좌 또는 부흥회를 열었으며 세례식도 거행했다. 그러다 1970년 이후 30여년간 채플 세례가 중단됐다. 하지만 2000년 초 채플 세례가 부활돼 지금은 1년 이상 신앙생활을 하거나 채플 4학기 이상 이수자 중에서 신청을 받아 한 학기에 한 번씩 채플 세례를 실시하고 있다. 2002년 55명, 2003년 36명, 2004년 55명, 2005년 42명, 2006년 56명, 2007년 39명 등 채플 세례는 꾸준히 이어졌다. 1960년 599명, 1961년 1289명, 1962년 631명, 1963년 155명, 1966년에는 176명의 이대생이 한꺼번에 세례를 받은 적도 있다.


이배용 총장은 세례식 후 "세례를 받은 모든 이화인에게 하나님의 축복과 사랑 실천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넨 뒤 "이화는 기도와 헌신의 역사였다. 하나님이 늘 지켜주셨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 수많은 여성 지도자를 양산했다"고 강조했다.

세례를 받은 정영재(24·국어국문학과4)씨는 "채플 시간 강의 내용들이 마음에 와 닿아 예수를 믿기로 결심했다.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성스러운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8.05.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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