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명복을 빕니다]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

대형 교회 세습 고리 끊어 큰 반향, 기품 갖춘 ‘설교의 모범답안’ 불려


평신도 신앙 훈련에 열성이었고 복음주의 계열의 교회를 이끈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가 2일 오전 지병으로 소천했다.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이 고인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아일보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목회자인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가 2일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지병으로 소천(召天)했다. 향년 72세.

2006년 폐암 초기 진단으로 수술을 받은 뒤 최근 항암 치료 중 폐렴 증세를 보여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1938년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거쳐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8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랑의교회를 개척해 재적 교인 8만 명의 대형 교회로 성장시킨 뒤 2003년 오정현 목사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물려주고 정년을 5년 앞당겨 은퇴했다. 대형 교회의 교회 세습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부각된 가운데 이 결정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때 ‘사랑하는 교우들에게’란 글을 통해 “대형 교회가 한 세대 지나면서 더는 기대할 것 없는 고목처럼 되어 버리는 비극을 많이 보았다”며 “교회는 흥하고 옥 목사는 쇠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고인은 생전에 복음주의 계열의 교회 지도자로 명설교자이자 평신도 신앙 훈련에 열성적인 목회자였다. 설교를 십자가에 자주 비유했지만 균형 잡힌 성경 해석과 통찰력, 기품 있는 설교로 ‘설교의 모범답안’으로 불렸다. 2005년 CBS가 한국기독교선교 120주년을 기념해 시행한 조사에서는 당시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원로목사로 물러난 뒤에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명예회장 등으로 교회의 일치와 갱신을 위해 노력했다.

유족으로 부인 김영순 씨와 3남. 장례는 5일장이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분향소는 서초동 사랑의교회, 경기 안성시 양성면 사랑의교회 수양관. 발인은 6일 오전 11시 사랑의교회, 장지는 사랑의교회 수양관. 02-2072-2091∼2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10.09.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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