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방세계 기독교 교회와 교류 희망
"북한 영국 성공회 대주교 초청"

뉴스미션/노컷뉴스 안윤석 대기자
북한의 기독교 관계자들이 서방 교회와의 교류를 요청했다고 최근 방북했던 베니딕트 로저스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이 밝혔다.

영국의 일부 상원의원들과 함께 방북했던 로저스 부위원장은 10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 "조선그리스도연맹과 평양신학원 관계자들이 서방세계, 특히 영국 장로교 교단과 교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로저스 부위원장은 "북한 정부의 종교정책이 대개 가식적인 진열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그러나 적어도 이런 노력과 제의는 종교 자유에 대한 작은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스 부위원장과 함께 방북했던 영국 상원의 데이비드 알톤 의원과 캐롤라인 콕스 의원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영국 성공회 대표인 로완 윌리엄스 캔터버리 대주교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방문단은 또 "북한 당국자들이 가톨릭 신자인 평양주재 외교관들을 위해 북한 최초로 신부를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국 의회 방문단은 북한에서 평양신학원과 봉수교회, 장충성당, 러시아 정교 교회를 방문했다.

로저스 부위원장은 특히 "평양신학원에서 학생들과 교수진을 만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신학교 벽에 야고보서의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란 문구와, 잠언의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 이란 두 성경 문구가 적혀 있어 놀랐다고 전했다.

로저스 부위원장은 "신학생들이 북한 정부의 설명대로 5년 과정을 거친 뒤 가정교회에서 목회를 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미국 등 서방세계의 일부 목회자들이 이 곳을 방문해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설명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봉수교회 옆 언덕에 위치한 평양신학원은 1970년대 초 설립된 뒤 고난의 행군 시절 폐쇄된 후 2004년 9월13일 예장통합 측의 재정 지원으로 다시 개원했다.

북한 정부는 이 곳에 현재 12명의 신학생들이 10명의 교수진과 공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내 교계 관계자들른 북한 정부가 한반도 최초의 장로교 신학교인 평양신학교를 일제 해방 후 폐쇄시킨 뒤 대외전시용으로 평양신학원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저스 부위원장은 "북한 관리들로부터 전국에 1만 3천 명의 기독교인이 있으며, 5백 개의 가정교회가 자유롭게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법제부장은 지난 해 12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검토 (UPR)에서 "북한은 종교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헌법 68조에는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지며, 이 원리는 종교 건물을 짓거나 종교 의식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장된다고 규제하고 있으며, 종교인들은 수도에 있는 봉수교회당, 장충성당을 비롯한 전국의 70여 개 성당, 교회당, 사원 등에서 종교 의식을 자유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올해 보고서에서 "북한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며, 종교 활동은 관변 단체의 철저한 감독 속에서만 용인된다"고 지적했다.

유엔 인권기구들과 국제 인권단체들 역시 다양한 보고서에서 "북한에 심각한 종교 탄압이 진행되고 있으며, 진정한 의미의 종교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국의 집권 보수당 소속 베네딕트 로저스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은 "북한 관리들에게 종교 탄압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지만 모두 부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1970년대에 접어들어 데탕트 기류가 높아가고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으로 남북대화가 시작되자 대남통일전선 구축의 필요성에 따라 1974년 ‘조선기독교도연맹’ 지금의 ‘조선그리스도연맹(위원장:강영섭)’을 만들었다.

대외적으로 북한의 유일한 기독교단체로 알려진 조선그리스도연맹은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단체로 대남공작부서인 당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의 지령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