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세계선교대회 참석한 유승관 목사 특별기고


중국교회에게 배워야 할 교훈점 

화인세계선교대회 참석한 유승관 목사 특별기고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화교(華僑) 크리스천 지도자들의 선교대회인 제8차 세계화인복음회의(CCOWE: The 8th Chinese Congress On World Evangelization)가 지난 9월 12일부터 16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렸다. 매 5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올해 “모든 민족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총체적 복음을(The Holistic Gospel of Christ to all People)"이라는 주제로 세계 32개국에서 약 2,200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시종 은혜스럽게 진행되었다.

필자는 작년 “케이프타운2011 로잔대회”에서 만난, 본 대회의 실무 대표(General Secretory)인 몰리 리(Dr. Morley Lee ) 박사의 초청으로 한국인 목사로는 최초로 대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약 2,700만 명에 달하는 전세계 화교 디아스포라들을 위해 총 69개에 달하는 네트 웍을 구축하고 지난 40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이 대회를 주도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보다 대회의 알참과 리더십 이양 장면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선 이번 대회도 예년과 같이 지난 수년 동안 네트웍을 통한 원활한 소통과 협력 정신 하에 매우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준비한 알찬 회합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래 전부터 중국선교의 협력 파트너로 협력해온 랭햄 파트너십(Langham partnership)의 대표인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Wright)를 주강사로 초청하여 매일 아침 은혜로운 메시지를 듣고 영적 재충전과 도전을 받았다. 오후에는 영어와 중국어 트랙으로 나누어진 여러 선택 강의를 개설하여 관심을 가진 부문에 사전등록을 받아 참여케 하였고, 저녁에는 참가자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필자는 지난 십여 년 동안 로잔(Lausanne), 트랜스폼 월드(Transform World), 어바나(Urbana), 시카고 한인세계선교대회 등 이 같은 형태의 세계선교대회에 많이 참석해보았다. 그러나 이번 화교세계선교대회를 통해, 복음의 추수기에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있어서 과연 어떤 민족, 어떤 지상 교회를 들어 쓰셔서 인류 구속사의 마무리를 지으실 것인가 하는데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일찍이 극심한 종교적 핍박과 탄압을 피해 흩어진 중국인 크리스천 디아스포라들을 훈련시키고 준비해 오신, 하나님의 계획과 경륜은 무엇일까? 다(多)언어 다(多) 문화에 익숙할뿐더러 넉넉한 마음으로 열방을 품고, 신, 구세대가 서로의 강점을 살리며 소리없이 영적 수선대후(守先待后)를 이루고, 욕심(Greed)과 성공(Sucess), 자리(Position)를 탐하지 않고 복음 안에서 하나되어 자기보다 남을 세워주는 겸손하고 충직한 일꾼들이 가득한 그런 기독 공동체가 있다면 선교의 주인되시는 주님께서는 과연 누구를 사용하실까? 마치 모세와 여호수아처럼 바울과 디모데처럼 안정되고 지속적인 사역 계승을 위해 지난 십 수 년 동안 철저히 준비해온 후계자 양성 과정과 아름다운 리더십 교체 장면을 듣고 보면서 한국 교회에 대한 자성과 함께 대회기간 내내 회개와 자성하는 마음으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2010년도 로잔케이프타운대회에서 크리스 라이트 목사가 말한 바대로, 전 세계의 화교 교회와 중국인 기독 공동체 안에는, 이 시대 영적 지도자들이 갖추어야할 세 가지의 덕목과 리더십이 건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른 바 “HIS”라는 약어로 표현된 겸손함(Humbleness), 정직함(Integrity), 단순함(Simpleness)에 대해 필자가 느끼고 본 바를 사견을 전제로 기술하고자 한다.

첫째, 겸손함(Humbleness)이다.

2천여 명에 달하는 선교대회 참가자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미국, 캐나다, 유럽, 남미, 홍콩, 싱가폴 등 주요 나라에서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의 교회를 담임하거나 세계선교단체를 이끌고 있는 리더십들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매우 성실한 모습으로 개회예배부터 폐회예배와 성찬식에 이르기까지 사모하는 마음으로 참석하였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가 주요 강사이든지 유명한 목회자이든지 한결같이 신실한 자세로 대회에 임했고 겸손하게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둘째, 정직함(Integrity)이다.

대회 기간 동안 매일 세 번의 식사 시간과 커피 브레이크 타임에 만나 교제한 많은 지도자들로부터 받은 공통적인 인상은 솔직함과 정직함 그리고 타인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베푸는 친절함과 화통함이었다. 결코 꾸미거나 자신의 유익을 위해 경건을 도구로 삼는 그런 얄팍한 자세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직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가 되어 유무상통하는 초대교회 성도의 모습이 몸에 배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셋째, 단순함(Simpleness)이다.

자신이 높은 위치에 있고 차별화된 직분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고자 하는 어떤 권위나 위세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이 등록 시에 나누어준, 약간은 촌스러운 인도네시아 바틱 셔츠를 입고,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언제 어디서나 지나치거나 마주칠 때마다 웃으며 인사하는 마치 어린 아이와 같이 순수하고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들임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것들 외에도 필자의 기억에 남는 하이라이트는 대회 마지막 날 저녁에 거행된 리더십 교체식이었다. 신, 구 대표의 취임과 퇴임 장면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부럽고 한편으로는 샘이 나는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지난 35년 동안 사무총장으로 섬겼던 71세의 몰리 리 목사가 역시 지난 20년 이상을 함께 섬겼던 51세의 죠수아 팅(Dr. Joshua Ting) 목사를 소개하면서 단상에서 두 손을 잡고 올린채 함께 찬송가를 부를 때, 참석자 전원이 기립하여 박수치며 기뻐하며 손을 들고 찬송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이 땅에서 천국의 일면을 맛보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폐회 직후 신임 사무총장 죠수아 팅 목사를 만나 축하 인사를 전하는 필자에게 그가 던진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한국 교회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새벽기도와 제자훈련 등 한국 교회가 받은 은혜와 축복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2016년 타이완대회 이전에 지도자 기도대회(Leadership Prayer Summit)를 한국에서 갖고 싶습니다.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유승관 목사 (사랑의교회 선교담당)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11.09.26 14:42
  • 수정 2020.12.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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