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즈업 코리아― 박용규교수의 부흥현장을 가다] (18) 웨일스 제2부흥

기사입력 2006.08.16. 오후 3:35

17세기부터 영적 각성 운동을 여러 차례 경험한 웨일스 지역에 1904년 또 다시 강력한 부흥이 임했다. 이 부흥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가장 강력한 성령의 현시 가운데 하나였다.

부흥이 도래하기 직전 웨일스에는 다윈의 진화론,고등비평과 자유주의 신학,인본주의적 심리학,회의적이고 무신론적인 사상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그 시대 의식 있는 웨일스인은 “부흥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시급히 요청되는 일”이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1903년 웨일스 클랜드린도드 웰스에서 열린 웨일스 첫 케직사경회와 웨일스 부흥을 사모하는 기도모임,뉴키의 칼뱅주의 감리교회에 다니던 플로리 에번스라는 한 소녀의 간증이 1904년 웨일스 부흥의 기폭제가 되었다. 이런 가운데 조지프 젠킨스,세스 조수아 같은 부흥에 목마른 지도자들이 은혜를 체험하고 웨일스 북부와 남부 지방을 순회하면서 잠자던 웨일스의 영혼들을 일깨우기 시작했다.

26세의 젊은 청년 이반 로버츠가 1904년 부흥의 주역으로 부상한 것은 그로부터 얼마 후의 일이다. 고향에서 부모님과 함께 모리아 칼뱅주의 감리교회에 출석하며 부흥을 꿈꾸던 로버츠는 그해 가을 특별한 환상과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웨일스 남서부에 위치한 뉴캐슬 에믈린(Newcastle Emlyn)의 예비신학교에 진학했다. 1904년 9월29일 목요일 로버츠는 18명의 젊은이들과 함께 칼뱅주의 감리교 전진운동의 루이스와 세스 조수아가 인도하는 블래나너크 교회 집회에 참석했다가 은혜를 경험하고 부흥운동의 지도자로 쓰임받기 시작했다. 이날 ‘심판 날의 무시무시한 공포감,울부짖음,자신을 압도하는 구원의 은총,평화의 파고’가 그의 가슴에 흘러넘쳤고 웨일스 전역을 돌며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려는 열정으로 불타올랐다.

그후 로버츠의 생애는 웨일스 부흥을 위해 바쳐졌다. 1904년 10월31일 월요일 저녁,그가 생전 처음 인도한 고향 모리아 채플 기도회는 2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놀랍게도 참석한 17명 모두가 주님을 영접했다. 성령께서 임재하신 것이다. 

1904년 웨일스 부흥의 흔적을 찾아 웨일스를 방문했을 때 로버츠가 출석했던 고향 모리아 교회는 100년의 세월 속에서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교회 입구에는 로버츠의 상이 새겨져 있었고 교회 뜰에는 그와 그의 가족이 묻혀 있었다. 우리가 그곳을 방문했을 때 1904년 웨일스 부흥운동 사진 자료와 책자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로버츠가 은혜 받은 블래나너크 예배당 역시 100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로버츠가 은혜를 받은 자리에는 그의 회심을 기념하는 표지가 붙어 있었으며 지금도 로버츠가 자신을 굴복시켜 달라고 성령께 간구하는 기도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어 우리가 찾아간 곳은 해안도시 뉴키였다. 1904년 웨일스 부흥을 촉발시킨 플로리 에번스의 간증, 1904년 웨일스 부흥의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인 조지프 젠킨스가 시무하던 뉴키 장로교회는 아름다운 해변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반 로버츠가 다녔던 예비신학교가 위치한 뉴캐슬 에믈린은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수세기 동안 영적 물줄기가 줄기차게 흘러내렸던 뉴캐슬 에믈린 거리를 걸으며 1세기 전 웨일스 부흥을 꿈꾸며 이 거리를 활보했을 로버츠를 생각했다. 

1904년 웨일스 부흥 소식이 전 세계로 타전되자 부흥의 현장을 직접 목도하기 위해 독일과 미국,영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왔고 영국 노르웨이 프랑스 스페인 아프리카 등지에서 기도를 요청하는 편지가 답지했다. 부흥의 불길은 아일랜드 인도 마다가스카르 유럽 아프리카 호주 미국 한국 중국에까지 이어졌다. 

이런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1904년 웨일스 부흥에 약점이 있었다. 그 이전의 부흥에 비해 주관주의적 경향,감정적이고 신비주의적 요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에이비온 에번스가 지적한 대로 확실히 로버츠의 연속적인 환상 체험은 말씀 중심의 사경회를 배경으로 한 이전의 부흥과 차이가 있었다. 왜 웨일스 부흥이 지속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는지를 설명해준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안타깝게도 로버츠의 고향교회 모리아 예배당,그가 회심을 경험했던 블래나너크 예배당에는 소수의 사람만이 쓸쓸하게 교회를 지키고 있었다. 오늘날 웨일스는 영적으로 황폐화되었다. 과연 이곳이 20세기 초엽까지 영적 물줄기를 줄기차게 뿜어내며 근대 영적 각성 운동을 견인했던 지역인지 의심스러웠다. 오 주님! 하웰 해리스,대니얼 롤랜즈,윌리엄 윌리엄스,데이비드 몰간,그리고 이반 로버츠를 배출한 웨일스를 긍휼히 여기시고 살려주소서! 
 

  • 기자명 박용규
  • 입력 2007.03.03 22:32
  • 수정 2021.03.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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