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 설교에 항상 눈물

방지일 원로 목사가 회고하는 길선주 목사… 열정적 설교에 항상 눈물 


“길선주 목사님은 찬송가 177장 ‘성령이여 강림하사’를 부흥회 때 최소 10번 이상씩은 불렀습니다. 요한계시록 22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암송하시며 열정적으로 설교하시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한국기독교성령100주년대회 행사의 하나로 16일 서울 신림동 왕성교회에서 열린 감사예배에서 영등포교회 원로 방지일(97) 목사는 자신이 직접 만났던 성령운동의 주역 길선주 목사를 회고했다.

“선친 방효원 목사님과 함께 길 목사님의 부흥회에 자주 참석했어요. 당시 부흥사경회는 일주일씩 집회를 했지요. 새벽과 저녁에는 집회를 갖고, 낮에는 성경공부를 했어요. 당시 장대제교회라고 부른 장대현교회는 대동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있었습니다. 길 목사님이 설교하면 모두가 숨을 죽였고, 나중에는 눈물과 회개의 기도가 터져 나오곤 했지요.”

방 목사는 “길 목사의 설교엔 반드시 애통하는 회개가 따랐고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셨다”며 “1911년생인 나는 1907년 성령대부흥의 현장에는 없었지만 당시 해외 기독교계에서도 이 평양 성령대부흥운동의 역사를 놀랍고 특별한 영적 사건으로 취급했다”고 술회했다. 방 목사는 교회부흥의 초석을 놓은 길 목사의 성경중심의 영성운동과 회개운동은 한국교회의 소중한 신앙유산으로 간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양 숭실전문학교에 재학할 때 목사님을 가까이서 뵈었어요. 청년수련회 강사로 길 목사님이 오셨습니다. 나흘 동안 함께 지냈지요. ‘말세론’에 대해 설교했는데, 150여명의 청년들이 엄청난 은혜를 받았지요. 이후 저는 평양신학교에 입학했고 장대현교회 전도사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길 목사와 방 목사의 인연은 특별하다. 우리나라 제1호 목사인 길 목사가 당시 장로교단 선교부장으로 있으면서 방 목사를 1937년 중국 산둥(山東)성에 선교사로 파송한 것. 이 역시 한국 해외선교사 파송 제1호로 기록됐다.

“당시 길 목사님이 중국에 선교사를 파송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대단한 용기였습니다. 22년 동안 중국에서 사역하며 많은 열매를 맺었어요. 지구촌 곳곳을 다니며 선교할 수 있었던 것도 길 목사님 덕분입니다.”

이날 예배에 참석한 1000여명의 신자들은 길선주 목사가 즐겨 불렀다는 찬송가 177장을 함께 부르며 성령강림을 간구했다.

김무정 기자 kmj@kmib.co.kr


  • 기자명 평양대부흥
  • 입력 2007.05.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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