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목회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영적 각성을 촉구하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18∼19일 경기도 안성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 ‘2007년을 넘어, 한국 교회의 미래 방향성’을 주제로 ‘제9회 전국수련회’를 가졌다. 14개 교단에서 참석한 목회자 200여명은 한국 교회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국 교회 이대론 안 된다

한목협이 이번 수련회에서 발표한 선언문은 한국 교회에 대한 위기의식을 고스란히 담았다. 선언문에서 한목협 소속 목회자들은 “한국 교회가 신앙과 삶의 불일치, 목회자들의 영성 부재와 타락으로 인한 교권주의, 심각한 교파분열과 교회분쟁, 이단의 폐해, 언론의 비판적 보도, 개교회주의와 사회적 책임 약화 등으로 사회적 신뢰도가 역사상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는 “한국 교회는 성장이냐 실패냐가 아니라 성장이냐 종말이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고,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는 “돈봉투를 주고받는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할 게 아니라 개혁해야 할 어젠다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성회복이 급선무다

한국 교회의 위기는 영성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목회자들은 입을 모았다. 예컨대 돈선거 등 교회정치의 문제점은 목회자 개개인뿐 아니라 조직구성원의 영성이 빛을 바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문식 한울교회 목사는 ‘영성’만이 한국 교회의 위기를 해결하는 유일한 통로라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교회 부흥에 초점을 맞추기에 앞서 믿음을 회복하고, 절제하는 기독교인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목회,공동체목회만이 대안이다

영남신학대 박성원 교수는 신자유주의 경제질서가 사회 양극화와 생태계 파괴 및 환경오염, 교회의 세속화 등을 초래했다며 교회가 지구상의 모든 생명과 평화를 위해 일하는 ‘오이쿠메네(oikoumene·세계)’ 비전을 실천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직접 채소를 재배하는 등 농사를 짓는 일도 오이쿠메네 비전을 실천해가는 일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목협 신임 대표회장인 손인웅 덕수교회 목사는 ‘구원선형 교회’와 ‘타원형 교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구원선형 교회는 구조대원들이 승선해 사람을 구조하는 것처럼 공동체적 사명을 갖고 사회에 봉사하며 복음을 전파하는 교회이며, 타원형 교회는 관료주의적 교회 모델에서 목회자와 평신도, 교단과 교단간 눈높이를 맞추는 수평적이면서도 순환하는 교회 유형이다.

이밖에 보수교단은 진보교단의 장점을, 진보교단은 보수교단의 장점을 수용해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주장 등이 나왔다.

국민일보 이경선 기자
  • 기자명 이경선 기자
  • 입력 2007.06.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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